존자암의 불사리탑

제주특별자치도는 예로부터 돌, 바람, 여자, 가 많아 3다도라 불렸다, 돌이 많은 지역이어서

불교관련 석조문화재도 많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않다,

18세기 초반 배불정책의 선봉이던 제주목사 이형상이 제주의 모든 사찰을 폐사시켰던 것이다,

수행도량과 함께 성보 문화재도 피핼수 없었다, 그많은 사찰에 있던 석불과 석탑, 석등이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철저하게 훼손되고 말았다,

석탑을 살펴보면 제주에 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2개뿐이다, 제주 삼양에 자리한 불탑사 5층석탑

(보물제1187호)과 한라산 존자암 사리탑(유형문화재17호) 그것이다, 이가운데 존자암 사리탑은

제주 불교뿐 아니라 한국불교 전래와 관련해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존자암자는 한라산 영실 앞 불래오름 중턱에 자리해있다, 존자암이란 이름이 말해주듯 이곳에는

존자가 주석했던 사찰이다, 부처님의 16제자 가운데 6번재 발타라 존자가 머물렀다고 한다,

2500여 년전 부처님이 열반에 드시고 발타라 존자가 이곳 한라산으로 오셨다는 것이다,

존자암이 자리한 불래오름의 명칭도( "부처님이 오셨다" 는 산오름)으로 "존자가 실재" 했음을

뒷받침 해준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최초 불교전래는 고구려 소수림왕 2년(372)년이 정설로 되어있다,중국 전진의 왕 부견이 외교사절로 순도스님을 고구려에 보냈고 스님이 불사오가 경전을 함께전했다,

그렇지만 학계에서는 고구려보다 324년 앞선 서기 48년 인도 아유타국에서 허황후가 바닷길을

이용해 가락국 김해지역에 도착하면서 불교가 전래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제주 존자암 창건설화에 의하면 허황후 보다 더 앞서 발타라 존자가 오셨으니 제주가

한국불교의 최초 도래지가 되는 것이다, 이같은 이야기는 1918년 간행한 이능화의<조선불교통사> "탐몰라주 존자도량조" 에 소개 되어있다,

"발타라 존자가 9백 나한과 함께 살았던 탐몰라주는 탐라를 말하는 것으로 ,지금의 제주도, 라는 것이다,

일부 학자들도 [고려대장경]제 30권 "법주기" 에 부처님의 16존자가운데 6번째 발타라 존자가 탐몰라주에 머물렀다," 는 내용에 근거해 제주의 옛명칭인 탐라는 "탐몰라주"의 음역이라고 주장한다, 제주에 남아 있는 지명 가운데 "아라" "사라" " 등도 범어에서 왔다는 설이다,

고구려에 불교가 전래된 것이 무려 900년이나 빠르고, 가야지역보다도 500여년이 빠른시기이다,

이밖에 존자암에 대한 기록은 "동국여지승람" (1486)임제의 "남명소승"(1577) 충암의 "제주풍토기" (1520) 청음 김상헌의 "남사록"(1601), 이원진의 "탐라지"(1653), 이형상의 남한박물,(1702)등에 전해진다,

특히 남사록은 존자암에서 국성제를 지냈다고 기록하고 있다, 4월에 점을쳐서 좋은 날을 택하고 삼읍의 수령중 한사람을 보내어 목욕재계하고 존자암에서 제사를 지내게 하였는데 이를 국성제라한다고 적고있다, 국성제는 임진란 때까지 계속되다가 중단됐다,

존자암지는 지난 1993년과 그 이듬해 두차례 발굴조사가 진행됐다, 발굴 조사에서는 고려말인

14세기 에서 부터 조선중기 17세기 의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지 5곳과 불사리를 봉안한 석탑,

명문기와 청동제 사천왕상 등이 출토됐다, 발굴유물과 함께 존자암 터에 남아있는 것이

사리탑이다

지금은 존자암복원불사로 여러 채의 전각들이 들어섰지만, 몇해 전까지만 해도 사지에는 사리탑만 자리해 있었다, 지역민들이 "돌종"으로 부르는 이탑은 "제주에 사람이 살기 시작할때 세워졌다고 전하고 있다,

탑의 규모는 전체높이 200센티 기단높이 31센티 기단 너비 135센티 으로 석종형에 속하는 장구형이다, 재질은 재주에서 나는 현무암으로 팔정도를 상징하는 팔각형 하대석 위에 원형의 괴임돌을

놓고 탑신석과 두툼한 옥개석을 얹었으며 꼭대기에는 옥개석과 같은 돌로 보주를 장식했다,

존자암이 자리한 영실은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치 존자들이 수행하고 있는 듯 하여 오백나한 또는 오백장군으로 부르고 있다,

몇년전 이 영실에서 존자암스님들이 수행하던 동굴이 발견되었다, 존자암과 관련된 옛문헌마다

"한라산 서쪽 기슭에 동굴이 있는데 여기에 마치 스님이 도를 닦는 모습과 같은 돌이 있어 이 인근을 수행동이라 하고 존자암이 자리에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